미국이 21세기에 무력을 앞세운 중상주의를 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현재 국제 경제 질서의 복합적인 양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점입니다.
전통적인 중상주의는 국가의 부와 권력을 증대하기 위해 수출을 극대화하고 수입을 억제하며,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을 축적하는 경제 정책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종종 식민지 확보나 군사적 확장을 동반하기도 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신중상주의' 또는 '경제 안보'라는 개념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무역 흑자를 넘어, 핵심 산업의 국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며, 전략적 기술을 보호하려는 국가 중심의 경제 정책을 포함합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적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거나, 핵심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전략은 때때로 군사적, 지정학적 고려와 밀접하게 연관되기도 합니다. 남중국해나 대만과 같은 지역에서의 긴장은 경제적 이해관계와 안보적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과거의 중상주의와 동일한 방식으로 무력을 직접적으로 앞세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국가 안보와 경제적 자립을 위한 전략적 경쟁의 일환으로 경제적 수단과 안보적 수단을 긴밀하게 연계하여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패러다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